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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꾸자네
엘리베이터 거울에 대한 고찰.

 

 

사람의 외모를 100점 만점으로 볼때,

60점 이상을 호감으로 본다면

누구에게나 60점이 넘는 순간은 온다.

그것이 심지어 옥동자 이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최근의 내 행보를 살펴보면

'사람에게는 잘생겨 보이는 순간이란 없는 것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어떤 순간이라는 시간적 특징보다는

특정 장소라는 지역적 특색이 사람을 잘생겨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생겨 보이게 하는 장소,

사람을 못생겨 보이게 하는 장소의 대표 격이라면

누가 뭐라해도, 화장실 거울과 엘리베이터 거울이다.

 

하루를 마치고 피곤한 얼굴로 화장실에 들어가도

화장실 거울은 마치 나를 언플러그드한 매력이 있는

남자로 꾸며준다.

그리고 샤워를 하면 샤방한 모습으로...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엘리베이터라고 생각을 해보자.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부터 고개를 들수가 없다.

사방을 가득 매운 거울과

그속에 초췌, 피곤, 한탄의 대명사인 얼굴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지나고 그 다음날이 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말쑥한 모습으로 나올때만 해도

거울은 나에게 웃음지으며 잘 다녀오라고 말한다.

하지만 출근길의 엘리베이터속 거울은

'넌 토나와'라고 내 외모를 조롱한다.

 

엘리베이터 업자들은 출근길의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상실시키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거울을 조작하는 가.

아니면 겸손의 미덕이라는 것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상기시켜 주게 하기 위해서 조명을 조작 하는가.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솔직한 것인가.

 

'엘리베이터 거울을 바꾸기 위한 시민의 모임'

창립기념회라도 열판이다.

by 마른붓꽃 | 2009/10/31 09:20 | 잡설 | 트랙백 | 덧글(0)
인간실격. 그 쓸쓸한 젊은 날들.



인간실격을 읽었습니다.

한참을 읽다가 백페이지 어름 해서 책을 덮었습니다.

어린시절 (뭐 지금도 성인은 아니지요. 성인이라는게 한사람 몫을 해야하는 거라면 말이에요.)

세상을 다르게 보던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인간실격 초반에 나오는 이야기지요.


중반 이후에는 주인공의 방황이 나옵니다.

매일같이 술을 먹고, 여자에게 돈을 뜯어내고, 집안을 망신시키고, 자살을 시도하고...

말하자면 그는 인간실격인 셈이지요.  뭐, 이따위 말투 뿐입니다.


다리 밑 그늘에 앉으니 썰렁합니다.

햇빛에 있으면 금세 더워질텐데 말이죠.

강이라기 보다는 냇가라고 부를만한 것이 눈앞에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큰새가 있습니다.

겅중겅중 뛰면서 먹이를 찾습니다.

가끔은 하늘을 날기도 합니다.

물위에 서있을땐 몰랐는데 날개를 펴고, 방향을 바꾸니

그 모습이 마치 익룡이라도 되는듯이 거대해 보여 마음속으로 깜짝놀랍니다.

해는 떴고, 날도 밝은데 뿌연것이 세상을 가득 메워서 하늘이 맑지는 못합니다.


어릴 때 나는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어린 마음에는 무덤조차도 귀신의 소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당시 어떤 여배우가 늙는것이 가장 무섭다고 한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더랬죠.

반드시 해야할 일들이 있었습니다.

군대도 가야하고, 학교도 졸업해야 했죠.

하기싫은 것들을 마치는데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나니 이미 청춘이라고 할만한 것은 지나갔습니다.


어릴 때 죽음만큼 두려운것이 또 있었습니다.

그건 우주였습니다.

우주를 가로지르는 어떤 원리, 그리고 광대함.

머리가 굵어지기 전에 나는 우주앞에 압도 되었습니다.


우주선에서 나왔다가 실수로 날아간 우주미아와

방구석에 홀로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일곱살짜리 아이는 같았습니다.

우주안에 홀로있는 고립감을 느껴야 하니까요.



이제 소설 내용이라고 할만한 것을 얘기 해볼까 합니다.

주인공 '요조'는 인간실격이라고 할만합니다.

동반자살을 시도하는데 혼자만 살아납니다.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매일같이 다른 여자와 잡니다.

여자에게 갚으지 않을 돈을 꾸고, 자신의 모든것을 전당포에 맡기고 그 돈으로 술을 먹습니다.

알콜중독을 이기기위해 약물에 손을 대고 약물중독자가 됩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갇힙니다.

한동안 그곳에서 인간이하의 삶을 살다가 고향 근처의 어느 시골로 들어가

늙은 식모와 살림 비슷한 것을 차립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음울하고, 불쌍한 그에게 한가지 부러운 일이있다면 그것은 요조의 친구인 호리카 입니다.

호리카는 나쁜놈입니다. 친구를 무시하고 안좋은 버릇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그는 요조에게 있어서 지음(音) 이라고 할만합니다.

물론 속내를 터놓을 만큼 친밀하거나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말이죠.


중간에 놀이가 나옵니다.

어떤 명사를 희극명사와 비극명사로 분류 하는 놀이죠.

명확한 예를 들어서 '웃음'은 희극 명사, '눈물'은 비극 명사 이런식으로 분류하는 놀이말입니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를수 있습니다.

하지만, 뜻이 통하는 사람끼리는 조금 더 정확하죠.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나를 배신해도 좋고, 나를 악에 빠지게 해도 좋으니, 내 음(音)을 알아달라 이말이죠.
by 마른붓꽃 | 2009/05/05 22:20 | | 트랙백 | 덧글(0)
존메이어, 오아시스, 레이디오 헤드



어린이날인데 편의점 택배를 통해서 전에 주문한 앨범이 도착했다.
 
우연히 접하게된 존 메이어,
 
음악인이라면 한장정도 있어야 한다는 오아시스
 
레이디오헤드의 명앨범 오케이 컴퓨터.
 
한동안 귀가 심심할 일은 없겠다.
 
게다가 내일은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헤드폰도 오는날.
by 마른붓꽃 | 2009/05/05 21:46 | 음악 | 트랙백 | 덧글(0)
갈림길. 가지 않은 길. 그리고 리메이크.


비틀즈의 앨범을 산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들 비틀즈 비틀즈 하길래 음악인으로서

한번 들어봐야할 의무감을 느꼈다.

대부분 모르는 노래였지만 아는 노래가 몇곡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across the universe'다.

 

나는 피오나 애플의 노래만 알고 있었는데

원곡을 접할 기회가 생긴것이다.

피오나 애플이 부른 노래는 굉장히 쓸쓸한 분위기다.

여성보컬의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노래였다.

그에 반해서 원곡은 생각만큼 감흥이 일진 않았다.

 

사람들은 항상 원곡보다 나은 리메이크 곡은 없다고 한다.

가시나무새, 인형의 꿈들을 예로 들면서 그런얘기들을 한다.

하지만 리메이크 곡들은 대부분 원곡보다 세련되있다.

그렇다면 왜 더 나아 보이는 곡들에

사람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까.

나는 그 차이를 가지 않은 길에서 찾고자 한다.

 

리메이크 되는 곡들은 명곡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곡들은 어떤 한부분으로 치우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어떤 갈림길에서 주저 하는 노래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리메이크를 할때는 어떤 길로 가야 하는 것이다.

쓸쓸한 노래라면 더 쓸쓸하게

담담한 노래라면 담담함 속에 어떤 아픔이

깃들 도록 해야되는 것이다.

원곡의 강렬함을 이기려면 이정도는 해야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점때문에 사람들은

리메이크 곡에 후한 점수를 못준다.

 

갈림길에 서있는 원곡은 다양한 결론을 함축한듯이 보이는데

리메이크 곡들은 어느 한곳으로 침잠해 들어가면서

가지 않은 길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가지 않은 길을 동경하면서 리메이크 곡들을 깎아내리고

원곡을 추켜세우게 되는 것이다.

by 마른붓꽃 | 2009/04/20 01:28 | 트랙백 | 덧글(0)
이소라 7집 제목없는 노래들.

이소라 노래는 대체로 쓸쓸하다.
약간 매니악 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십대 여자들. 특히 헤어진 여자들이 듣기에 좋은 노래들.
다행히 6집과는 다르다. 6집에서는 '나 지금 헤어졌어요.'라고 외치는 듯한 분위기라면
이번 앨범은 '그냥 혼자라는게 조금 쓸쓸해요.' 정도 인듯하다.

노래는 대체적으로 언플러그드 적인 요소가 강하다.
첫곡을 비롯한 몇 곡에서 그냥 녹음 하는 과정을 녹음한듯한 느낌.
그냥 친숙한 느낌이 드는데. 좋았다.
요조(yozoh)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번 앨범 자켓이다. 딱 봐도 알겠지만, 평범한 플라스틱 케이스는 아니다.
책처럼 꾸며졌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좋지는 않았다.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씨디에 이물질이 잔뜩 묻어있었다.
책형태로 돼있어서 그랬던것 같다.
책을 펴보면 중간에 씨디가 들어있다.


7집이다. 앨범의 제목은 seed 씨앗이다.
가장 먼저 사람들이 듣기 시작한건 트랙 8번인것 같은데
이 앨범의 가장 핵심은 트랙9번인것 같다.
노래들이 대체로 좋았지만 가사가 제일 맘에 들었던건 트랙 9번이다.


이 앨범엔 곡마다 곡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그리고 그런것들이 좋다.
왠지 친근해진 느낌이다.

노래에 제목을 안 정한 것도 새로운 느낌이고, 책 형태로 만든 것도 새로운 시도인것 같다.
이소라가 자신이 음악을 해야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답을 이런 새로운 형태의 앨범으로 보여주는거 아닌가 싶다.


6집이 우울 이라는 깊은 바닷속 같은 느낌이라면
7집에 있는 노래들은 대체로 맑은 봄에 근처 개울에 소풍 나간 느낌이다.
가벼운 바람이 몸을 관통하는 느낌이다.

by 마른붓꽃 | 2009/03/14 00:42 | 음악 | 트랙백 | 덧글(1)